이번에는 "하이델베르크 성"에 이어 성령교회, 철학자의 길에 대해 글을 적어보겠다.
성령교회는 하이델베르크 구 시가지의 한가운데에 있고, 가끔씩 치는 종소리 덕에 쉽게 찾을 수 있다.
이 교회는 무려 약 60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. 유럽의 웬만한 교회들을 확인해보면 수 백 년은 기본인 거 같다..
이 교회를 특별히 찾은 이유는 바로 저 탑에 올라가기 위해서다.
내부로 들어가서 상점 같은 곳에 기부금 1유로를 주면 올라가는 길을 안내해 준다.
(상당히 비좁고 살발한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 노약자나 거동이 불편하다면 매우 힘들것이다..)
탑으로 오르는 계단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가파르다.
그리고 뭐라 딱 설명할 수 없는 오래된 벽돌 냄새? 가 난다.
도가니가 나갈 거 같은 기분이 들 때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.
전망대에 올라서면 첨탑을 중심으로 360 º 돌면서 아름다운 Altstadt뷰를 감상할 수 있다.
(Altstadt는 독일어로 Old town을 의미한다. Alt = Old, Stadt = City로 한글과 비슷하게 명사끼리 붙어서 단어를 만들 때 명사 간에 띄어쓰기를 잘 안 하는 거 같다 )
교회 탑 위에 올라서니 어떠한 시야 방해 없이 하이델베르크 구 시가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.
지붕들은 빨갛게 물들어 있어 마치 르네상스 시대로 돌아간 기분을 주었다.
이탈리아에 피렌체가 있다면 독일엔 하이델베르크가 있지 않을까?
올라가기까지 매우 힘들지만, 도가니를 잃어도 좋다! 강력 추천한다.
교회에서 나와 두 번째 코스인 철학자의 길을 향했다.
철학자의 길을 가기 위해선 Alte Brücke를 건너야 한다. (Alte = Old, Brücke = Bridge)
이 다리는 18세기 말에 지어진 보행자 전용 다리로, Carl Theodor Brücke로도 불리며 실제로 바이에른의 공작 칼 티오 도어의 동상이 있다.
다리를 건너 철학자의 길에 올라가려면 Schlangenweg라는 표시를 찾아야 한다. 독일어로 Schlangen = Snake, weg = path로 말 그대로 꼬불꼬불해서 뱀 길이다.
철학자의 길에 오르는 중간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.
여기서도 나무는 좀 있지만 아름다운 하이델베르크를 볼 수 있다.
철학자의 길에 들어서면 옆으로 하이델베르크 시내 풍경이 펼쳐진다.
아름다운 풍경 덕에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.
1월 중순인데 개나리가 폈다... 뼈가 시리다는 독일의 겨울은 정체를 모르겠다.
괴테, 하이데거 등 유명한 철학자들이 이 길을 자주 산책을 해서 '철학자의 길'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.
우리는 철학의 '철'자도 모르는 공대생이기 때문에 철학자의 마음으로 사색에 잠기지 못하였지만, 아름다운 도시와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바라보며 이 길을 거닐면 무엇이든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.. 싶었다.
올라온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지름길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.
다음 글엔 이번 여행의 두 번째 도시, Hugo Boss의 고향이자 독일 남부의 최대 아울렛인 메칭엔 여행기를 이어서 적어보겠다.
2020.01.19 Heidelberg, Germany